[앵커]
제주도가 요즘 개체 수를 수없이 늘려가는 동물들 때문에 시끄럽습니다.
쥐를 잡기 위해 데려온 고양이와 농장을 탈출한 꽃사슴이 생태계를 교란시키고 있습니다.
현장 카메라, 김용성 기자입니다.
[기자]
대한민국 최남단 마라도입니다.
이곳의 길고양이를 놓고 논란이 벌어지고 있는데요.
천연기념물 뿔쇠오리를 위협하는 동물로 지목받아 섬 밖으로 옮겨지게 됐습니다.
현장으로 갑니다.
주변을 연신 경계하는 고양이.
음식 유혹을 못이기고 포획틀 안으로 들어갑니다.
[현장음]
"자, 들어가자 옳지"
놀라는 것도 잠시, 사람 손을 많이 탄 탓인지 얌전히 앉아 있습니다.
[현장음]
"얼굴 좀 보자 아가야, 중성화가 됐네요, 수컷 그 다음에 건강상태 양호"
이틀 간 포획한 고양이는 42마리.
바다 건너 제주도 보호시설로 옮겨져입양 절차를 밟게 됩니다.
10여 년 전 주민들은 쥐를 잡기 위해 고양이를 데려 왔습니다.
고양이는 금세 70마리 이상 불어났는데, 천연기념물인 뿔쇠오리를 공격한다는 주장이 나오며 논란이 불거졌습니다.
뿔쇠오리는 무인도 절벽에 둥지를 틀고 사는 철새로 멸종위기종으로 지정돼 있습니다.
특히 최근 뿔쇠오리 사체 4구가 발견됐는데 범인으로 지목되며 고양이들의 입지가 쪼그라들었습니다.
[변성훈 / 제주 세계유산본부]
"뿔쇠오리와 고양이 그리고 어떤 생태적 공존을 위해서 부득이하게 고양이를 뿔쇠오리와 분리하기로 결정을…"
고양이와 정이 들었던 주민들은 어렵사리 반출에 합의했지만 아쉬움을 감추지 못합니다.
[주민]
"안타깝죠, (안락사 시킨다고 해서) 숨기려 했는데, 보호소로 간다고 하니까 여기 있는 것보다는 나을 수도 있겠다"
한라산에서도 소동이 한창입니다.
중턱의 목초지에서 풀을 뜯는 한 무리 동물들.
몸에 하얀색 반점이 선명합니다.
외래종인 꽃사슴입니다.
취재진이 띄운 드론이 접근해도 멀뚱멀뚱 쳐다볼 뿐, 달아날 생각이 없습니다.
사슴이 풀을 뜯고 있습니다.
최근 사슴들이 말 방목지까지 내려온 모습을 쉽게 볼 수 있습니다.
녹용 생산을 위해 가축으로 들여온 사슴이농장에서 탈출한 뒤로, 현재 외래사슴 3개 종 수백마리가 한라산에 정착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문제는 일대 생태계가 교란된다는 겁니다.
거센 이파리도 가리지 않고 먹어치우는 식성에산림 식생을 위협합니다.
토착종인 노루가 영역 경쟁에서 밀려나고 있다는 보고도 나옵니다.
[현장음]
"사슴이 목이 닿는데까지 급격히 식생이 파괴가 되고…"
현재로선 유해조수가 아니다보니 함부로 포획할 수도 없습니다.
[오홍식 / 제주대 생물교육과 교수]
"(섬에) 편안하게 살아온 종들은 외부 압력에 대해서 좀 되게 이렇게 약해요, 고유에 있는 종들은 (외래종이) 들어온 만큼 멸종이 되버리고"
필요해서 들여왔다 다시 필요해서 내보내야 하는 웃지 못할 상황, 고유 생태계를 위협하는 외래종 관리에 적극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현장카메라 김용성입니다.
영상취재: 김한익
영상편집: 조성빈
김용성 기자 dragon@ichannela.com